[아주초대석] “데이터 넘치는 금융은 AI의 놀이터”…”AI 모듈로 보면 수익구조 다보이죠”
2018.02.27본문
강정석 에이젠글로벌 대표 “서민금융·중금리신용 대출 특화”…AI 모듈 은행권 첫 도입
“세상의 모든 변화에는 변곡점이 있고, 산업 역시 기술로 인해 변곡점을 맞는다.”
강정석 에이젠글로벌 대표는 26일 “변화가 가장 더딘 산업이 금융”이라며 “금융의 변화를 이끌면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가치를 끌어낼 수 있다”고 밝혔다.
강 대표는 “정보통신기술(ICT)과 인공지능(AI)을 무기로 사용하는 에이젠글로벌에게 금융은 디지털화하기에 가장 좋은 산업 분야”라며 “AI의 원료는 데이터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은 정형화한 숫자 데이터가 넘쳐난다는 게 특징이다. 이 숫자 데이터는 금융 조달 원가, 업무 원가, 신용 원가 등으로 표기된다. 금융사에 쌓여 있는 데이터만 잘 활용하면 업무원가와 신용원가를 줄일 수 있다. 원가가 낮아지면 금융시장에서는 경쟁력 있는 상품이 나오기 마련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강 대표는 “동일한 신용위험이 있는 고객에게 더 싸게 상품을 제공해도 회사는 이윤을 남길 수 있기 때문에 고객과 금융사는 윈윈할 수 있다”며 “이를 가능케 하는 수단이 바로 AI다”라고 말했다.
– AI 영역은 어디까지인가.
“AI는 환경 변화에 유연하다. 때문에 모든 산업분야에 폭넓게 활용될 수 있다. 목표 대상이 바뀌어도 모델링을 수정하지 않고 환경 변화만 자동 반영하면 결과를 예측할 수 있다. AI는 기본적인 행동 패턴을 예측할 수 있어 통신과 유통, 금융 등에 적용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대다수 인터넷 회사들은 현재 AI를 활용한 디지털 마케팅 기술을 업무에 적용하고 있다. 영업 채널을 새롭게 구성하고, 반복적인 업무와 의사결정을 자동화하고 있다. 계산기와 엑셀이 업무에 적용되면서 산업 전반에 변화가 발생했던 것처럼 모든 업무가 AI의 영역이 될 것이다.”
– AI를 비롯한 이같은 융·복합 시대에 에이젠글로벌의 역할은 무엇인가.
“우리는 2016년부터 AI 모듈에 금융사의 데이터를 넣어 예측 업무를 시작했다. 시스템을 구성하고 데이터를 모으다 보니 다른 영역까지 확산되기 시작했다. 이때부터는 금융상품을 디자인할 때 보다 정교하게 만들 수 있게 됐다. 상품 출시와 리스크 관리도 한번에 가능했다. 이에 따른 전략도 바로 나왔다. 추가 영업 없이도 자산을 유지할 수 있게 됐고, 조직행동과 관리 차원에서도 AI의 혜택을 보게 됐다.
현재 에이젠글로벌은 행동패턴에 대한 고도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더 많은 기업들이 AI 기술의 혜택을 볼 수 있도록 사용법을 간소화하고, 일련의 과정을 하나로 묶어고객이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패키지화 작업을 하고 있다.”
– 현재 금융분야에서 AI는 어떻게 적용되고 있나.
“금융기관은 수많은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활용하지 않고 있다. 특히 은행에서는 AI 기술이 절실하다. 은행의 수많은 업무 프로세스에 대한 최적의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AI가 지원할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금융기관의 데이터와 AI를 활용해 가치를 더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금융에는 결제, 송금, 예금, 대출 등 4가지 기능이 있다. 결제와 송금은 기술이 중요하기 때문에 변화가 먼저 일어난다. 다음으로 예금과 대출의 변화가 발생한다. 순차적으로 변화하는 두 영역을 AI로 연결해 예금과 대출이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 시스템을 구성하는 방식이다.”
– 금융분야에서 에이젠글로벌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에이젠글로벌이 개발한 ‘AI 모듈(AI Credit Cycle Control Module)’은 고객별 행동 예측과 맞춤형 이율·한도, 예방적 리스크 관리가 가능한 기술이다. 서울대 빅데이터 연구원과 IBM 출신 교수, AI 전문가 등이 수년간 연구 끝에 완성했다. AI와 머신러닝 기술을 융합한 AI 모듈은 자율주행을 가능케 하는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과 같은 역할을 한다. 데이터의 시계열 특성이 있는 딥러닝 LSTM(Long Short-Term Memory) 기술도 반영됐다.
에이젠글로벌은 신용 주기를 한눈에 볼 수 있는 AI 모듈을 시중은행에 처음 도입했다. AI 모듈은 여신상품의 상품별 현황과 연체 예측, 비즈니스 의사결정까지 할 수 있다. 모바일과 인터넷, 지점 등 각 유통채널에 맞는 여신상품별 예측 모델과 저·중·고 신용 등에 따른 210개의 알고리즘이 적용돼 은행의 비즈니스 전략에 활용되고 있다.
은행 담당자는 복잡한 인공지능 기술을 습득하지 않아도 AI모듈을 기술로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맞춤형 상품을 제공할 수 있다. 은행권에서는 상품의 전체 사이클을 관리할 수 있다.”
– 앞으로 금융, 특히 은행 업무는 어떻게 변화되나.
“AI모듈로 보면 안 보이던 게 보인다. 실제로 기존 금융사의 데이터를 분석하면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대출상품 수익구조가 눈에 들어온다. AI 모듈은 방대한 데이터를 머신러닝 알고리즘 분석으로 변수를 자동 추출하고,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내놓는다. 고객 행동 예측과 패턴 정의, 확률 등을 통계적으로 산출한다. 이후 최적의 모델과 금융상품을 제시한다.
금융회사가 AI 모듈을 도입하면 개인별 금리 민감도, 조기상환 등을 예측할 수 있다. 또한 실시간으로 정보 업데이트와 상황별 포트폴리오로 의사결정에 필요한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 AI 모듈이 만든 정보는 은행 심사부와 마케팅부, 채권추심부, 영업부 등에서 공통정보로 활용된다.”
– 신용대출 부문에서의 활용도가 넓어진다는 뜻인가.
“AI 모듈은 은행 신용대출 부문에서 활용도가 높다. 현재 은행에서의 신용대출은 신용평가사에서 보낸 등급과 은행 자체 평가를 토대로 상품을 결정한 뒤 이뤄진다. 하지만 현재 10등급 체계의 신용평가로 우량고객과 부실고객 등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 그러나 AI 모듈을 활용하면 부도 가능성과 추가 대출 여부, 조기상환 가능성을 면밀히 따져 고객 세분화작업이 가능해진다.
예컨대 신용대출을 할 때 고객이 중신용자에 해당되더라도 AI 모듈이 상환 능력 등 위험 수준 등을 분석해 안전한 선에서 대출 금액을 높일 수 있다. 이는 현 등급체계에서 생긴 대출 사각지대를 블루오션으로 만든 격이다.”
– 중저신용등급자에게 유리하다는 얘기인가.
“ ‘서민금융 혜택 증대’와 ‘자본시장 활성화’, ‘해외자본 유치’라는 세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있다. AI 모듈은 서민금융과 중금리 신용대출 상품에 특화돼 있다. AI 모듈을 활용하면 원가 구조를 개선해 최대 20%까지 관리비를 절감할 수 있다. 우선 정부가 AI 모듈을 활용하면 서민금융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 햇살론과 새희망홀씨, 미소금융, 바꿔드림론 등 정부의 4대 서민 정책자금은 지난해 기준 7조원에 달한다. 보증재원은 연간 2000억원이다. AI 모듈로 원가구조가 개선되면 연간 400억원가량의 예산을 줄일 수 있다.
서민금융과 자본시장 간 연계도 가능하다. AI 모듈을 활용해 서민금융 채권에 가치를 매기면, 보험사와 사모펀드가 자본시장에서 서민금융채권을 사고 팔 수 있게 된다. 이때 관련 채권을 매입하기 위한 글로벌 자본의 유입 가능성도 높아진다.”
[약력] △서울대 언어학과 학사 △서울대 국제대학원 석사 △시카고 대학교 MBA △ LG CNS 입사 △국회재정위 비서관 △금융연구원 미래금융연구센터 파트너그룹(현) △한국지능정보 협의회 AI전문위원(현)
김선국 기자 (usese@ajunews.com)
출처: 아주경제 http://www.ajunews.com/view/20180226075221048